9년 만의 속편, 류승완 감독의 영화 '베테랑 2'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황정민의 서도철, 정해인의 해치가 충돌하며 펼치는 묵직한 정의의 이야기. 정해인의 악역 도전, 전작과 다른 액션의 결, 그리고 서사 속 숨겨진 복선과 메시지까지. 속 시원한 통쾌함보다 복잡한 질문을 남기는 이 속편, 그 진짜 의미를 짚어봅니다.
2015년 '베테랑'이 1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통쾌한 범죄 액션물로 자리 잡은 후, 많은 팬들은 속편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감독 류승완은 9년이 지난 2024년이 되어서야 '베테랑 2'를 공개했습니다. 그는 '성공을 재탕하듯 속편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라고 말하며, 이번 작품을 통해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닌 '정의와 신념의 충돌'이라는 더 복잡한 주제를 다루고자 했습니다. 이번 속편은 전편의 인물 구조는 유지하면서도 이야기 구조는 완전히 새롭게 구성되었습니다. 서도철(황정민)은 여전히 정의로운 형사지만, 이번엔 명확한 악인보다는 사회에 균열을 만드는 '사적 제재' 인물과 맞서게 됩니다. 이는 현재 한국 사회가 겪는 정의감의 분열과 감정적 법 감정의 현실을 반영한 설정입니다. 특히 류 감독은 이번 작품이 '명확한 해답보다는 질문을 남기는 영화'라고 강조하며, 관객이 영화를 보고 나서 토론하길 바랐습니다.
'베테랑 2'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은 인물은 단연 '해치'를 연기한 배우 정해인입니다. 그동안 선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유지해 왔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 전면적으로 다른 얼굴을 보여줍니다. 해치는 얼굴은 순하지만, 목적을 위해 폭력을 망설이지 않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특히 그의 정제된 말투와 생기 없는 눈빛 연기가 불쾌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일부 대중들은 그의 이미지와 캐릭터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꼈고 그에 따라 극장 관람보다는 OTT 관람을 기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 관람객 중 몇몇 사람들은 '해치' 캐릭터의 내면을 따라가기엔 설명이 부족했고, 연기의 설득력이 아쉬웠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다만 정해인이 직접 액션 훈련을 받아 몸을 만든 후, 체격과 동작을 설계한 점은 분명한 장점으로 보이며, 그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서도철 형사는 한 교수의 의문사 사건을 수사하며 연쇄 살인의 흔적을 발견합니다. 이후 수사는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SNS에 예고된 다음 피해자가 실제로 살해되며 사건은 전 국민적 공포로 확산됩니다. 이때 수사에 새로 투입된 인물 '해치'가 서도철과 함께 움직이지만, 사건은 그의 존재를 중심으로 의심받기 시작합니다. 특히 계단 추격 장면, 터널 내 격투 시퀀스, 그리고 해치가 피해자의 무덤 앞에서 읊는 독백은 각각의 상징성을 지닙니다. 터널은 '정의의 경계'를 의미하고, 해치의 말은 정의가 때로는 폭력으로 포장될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결국 류 감독은 관객에게 '정의는 누구의 것인가?'라는 질문을 남깁니다. 이는 단지 범죄 해결 이야기가 아닌, 한국 사회에 대한 철학적 메시지로 확장됩니다.
'베테랑 2'는 액션의 쾌감보다 메시지의 무게가 더 크게 다가오는 작품입니다. 정해인의 새로운 시도, 류승완 감독의 확장된 시선, 그리고 한국 사회가 처한 현실까지. 여름 극장가에서 가볍게 보기엔 묵직하지만, 한 번쯤 깊게 생각하며 볼 만한 영화입니다. 극장 관람을 놓치신 분들은 이번 6월 11일 재개봉을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정의'라는 이름으로 벌어지는 충돌을 직접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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