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개봉한 영화 <가위손>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팀 버튼 감독은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에서 영감을 받아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팀 버튼은 어떤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나는 어릴 때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어려웠다. 사람들과 거리를 느꼈고, 항상 외로웠다. 가위손은 그런 내 감정을 형상화한 캐릭터다.” 시대를 초월한 명작 <가위손>은 현재 디즈니+ 에서 스트리밍 서비스 중이며, 웨이브(wavve) 에서 유료 다운로드하여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OTT 플랫폼의 콘텐츠 제공 여부는 수시로 변경될 수 있으므로, 시청을 원하시는 시점에 해당 플랫폼에서 직접 확인하시기를 권장드립니다.

외딴 저택에 살던 한 남자, 가위손의 이야기
영화 <가위손(Edward Scissorhands)> 은 마치 동화 속 이야기처럼 시작됩니다. 눈이 내리는 밤, 할머니가 손녀에게 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한때 한적한 마을 언덕 위에 거대한 저택이 있었고, 그곳에는 손 대신 가위를 가진 남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가위손(조니 뎁)은 원래 평범한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그를 만든 이는 외로운 발명가였습니다. 그는 인조인간을 만들었지만, 완성되기 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래서 가위손은 손을 가지지 못한 채, 가위를 달고 살아야 했습니다. 이 장면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발명가가 가위손에게 진짜 손을 선물하려던 순간, 갑작스럽게 쓰러지며 사망하는 장면입니다. 가위손은 충격과 슬픔 속에서 손을 가지지 못한 채 남겨지게 됩니다. 한 편, 한적한 마을에는 ‘페그’라는 착한 화장품 외판원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영업을 하던 중, 오래된 저택에서 외롭게 지내던 가위손을 발견하고 그를 집으로 데려오게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가위손이 이 사회에서 너무나 다른 존재라는 것이었습니다. 손 대신 가위를 가진 그는 단순한 일상생활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처음엔 그를 신기한 존재로 받아들입니다. 가위손은 자신의 가위를 이용해 마을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시작합니다. 나뭇가지를 예술적으로 다듬고, 강아지들의 털을 멋지게 깎고, 심지어 사람들의 머리까지 예술적으로 커트해 주며 인기인이 되었습니다. 이 모습은 사회에서 다름을 가진 존재가 인정받는 과정처럼 보입니다. 가위손이 마을 사람들에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과정은, 우리가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려 애쓰는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가위손은 페그의 딸 킴(위노나 라이더) 을 사랑하게 됩니다. 하지만 킴의 남자친구 짐(안소니 마이클 홀)은 가위손을 싫어했죠. 결국 가위손은 짐의 계략에 빠지며 마을에서 점점 외면받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를 처음에는 신기한 존재로 여겼지만, 한순간에 위험한 존재로 취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영화는 사회적 메시지를 던집니다. 결국 가위손은 더 이상 마을에서 살아갈 수 없게 됩니다. 그는 자신을 향한 비난과 오해 속에서 다시 저택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마지막 장면에는 킴과 가위손은 눈물의 이별을 합니다. 이후 가위손은 다시 홀로 언덕 위의 저택에서 살아갑니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여전히 킴을 잊지 못한 채, 눈 내리는 밤마다 얼음을 조각하며 그녀를 그리워합니다. 이 작품은 우리가 주변의 ‘다름’을 대하는 방식, 그리고 소외된 존재를 바라보는 시선을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가위손 결말 해석
영화 속 결말은 단순한 해피엔딩도, 완전한 비극도 아닙니다. 깊은 여운을 남기며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제공합니다. 가위손은 이후 어떻게 살아갔을까요? 우리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가위손이 여전히 저택에서 얼음을 조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인간 세상으로 돌아가지 않고, 저택에서 홀로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의 얼음 조각 덕분에 마을에는 계속해서 눈이 내립니다. 노년이 된 킴은 손녀에게 “눈이 내리는 이유는 가위손이 아직도 조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혼자 외롭지만, 여전히 사랑하는 사람을 기억하며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세상과 단절되었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가위손은 과연 행복했을까요? 가위손의 삶을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그는 영원히 그는 영원히 외로웠을 것 같습니다. 세상과 단절되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지 못하는 점을 보면 가위손의 삶은 고독과 슬픔으로 가득 찬 비극적인 결말이 됩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희망적인 부분은 그는 자신의 방식대로 여전히 아름다운 것을 창조하고, 얼음 조각을 하면서 킴과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몰랐을 사랑의 감정을 알게 되었고, 킴이 노년이 되어도 가위손을 잊지 못하는 모습으로 사랑이 꼭 물리적으로 함께해야 하는 것은 아님을 보여줍니다. 그의 조각이 만든 눈이 마을 위로 내리는 것처럼 말입니다.
가위손의 비하인드 스토리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가위손의 이야기는 감독 팀 버튼의 실제 경험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팀 버튼은 어린 시절 사회와 잘 어울리지 못하는 외톨이 같은 존재였다고 합니다. 그는 ‘가위손’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자신의 외로움과 소외감을 표현 했습니다. 실제로 그는 10대 시절 가위손 캐릭터의 원형이 되는 손 대신 가위를 가진 캐릭터를 그림으로 그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팀 버튼은 가위손을 자신의 분신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으며, 이를 표현할 배우를 매우 신중하게 골랐습니다. 가위손 역할에는 처음부터 조니 뎁이 캐스팅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원래 가위손 역의 유력한 후보는 톰 크루즈 였습니다. 당시 <탑건(1986)> 으로 최고의 스타였던 톰 크루즈는 이 역할에 관심을 보였으나, 팀 버튼과의 미팅 후 최종적으로 거절 했습니다. 이유는 “가위손의 결말이 너무 어둡고, 더 해피엔딩으로 바꾸기를 원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짐 캐리, 톰 행크스, 게리 올드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등이 후보에 올랐지만, 최종적으로는 조니 뎁이 선택되었습니다. 조니 뎁은 이 영화를 위해 표정과 몸짓으로 감정을 표현을 하는 것에 심혈을 기울입니다. 그는 가위손 을 통해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게 됩니다.
가위손의 손 디자인은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실제로 착용해야 하는 특수 의상이었습니다. 조니 뎁은 무거운 가위 손을 장착한 채 연기해야 했으며, 손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때문에 촬영 내내 음식을 먹거나 물을 마시는 것도 어려웠고,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영화 속 가위손의 어색한 움직임은 실제로 불편함을 느끼며 연기한 것이기도 했습니다. 조니 뎁은 촬영 도중 실제로 특수 의상의 날카로운 부분에 찔리거나 베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를 감정 표현에 활용하며 더욱 섬세한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조니 뎁과 위노나 라이더는 영화 촬영 중 실제 연인으로 발전했습니다. 두 사람은 가위손 촬영 전부터 만나기 시작했으며, 조니 뎁은 위노나 라이더에게 푹 빠져 있었습니다. 그는 그녀를 위해 ‘Winona Forever’(위노나 영원히) 라는 문신을 새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후 결별했고, 조니 뎁은 나중에 문신을 ‘Wino Forever’(술꾼 영원히)로 수정 했다고 합니다.
가위손에서 등장하는 마을(써버브 마을)은 실제 촬영된 곳으로, 팀 버튼의 독특한 색감이 반영된 장소입니다. 플로리다의 실제 주택가에서 촬영되었으며, 파스텔톤의 집들과 대조적으로 어두운 저택이 영화의 분위기를 극대화 했습니다. 마을을 일부러 지나치게 밝고 인위적인 색감 설정하여 영화는 마치 동화 속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 담긴 사회적 메시지와 어두운 현실 이 더욱 부각되게 표현했습니다. 실제로 영화 촬영 이후 마을 주민들이 영화 속 색감을 유지하려고 페인트칠을 다시 한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가위손의 캐릭터 설정은 ‘프랑켄슈타인’ 에서 영향을 받았습니다. 가위손은 창조된 존재이며, 인간 사회에서 배척받는 설정이 ‘프랑켄슈타인’과 유사 합니다. 그러나 프랑켄슈타인이 무서운 괴물로 그려졌다면, 가위손은 순수한 영혼을 가진 존재로 표현된 것이 차이점 입니다. 팀 버튼은 고전 몬스터 영화에 대한 애정이 깊었으며, 가위손 캐릭터를 현대적인 버전의 프랑켄슈타인으로 구상하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영화가 오랜 세월 동안 사랑받는 이유는, 단순한 동화적 요소를 넘어, 우리 삶의 진실을 담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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