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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니오-더 마에스트로>, 기억되는 음악

영화

by 디솔라우 2025. 6. 27.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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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엔니오-더 마에스트로'가 7월 2일 CGV에서 재개봉합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20세기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의 삶과 음악 철학을 깊이 있게 조명하며, 전기가 아니라 하나의 감정 경험으로 다가옵니다. '미션', '시네마 천국', '석양의 무법자' 등 명작의 기억을 되살린 그의 음악은 어떻게 영화와 감정을 이어주었을까요? 음악으로 이야기를 빚은 거장의 흔적이 궁금하다면, 이 작품은 꼭 만나야 할 기회입니다.


엔니오 모리코네는 누구인가요? 음악으로 영화를 완성한 거장

영화 '엔니오-더 마에스트로(Ennio-The Maestro)'는 전설적인 영화음악 작곡가 '엔니오 모리코네'의 일대기를 따라가며, 그의 음악이 어떻게 수많은 영화를 기억에 남게 했는지를 섬세하게 되짚습니다. 감독은 '시네마 천국'의 주세페 토르나토레로, 그는 모리코네의 오랜 친구이자 협업자였습니다. 이 영화는 업적을 나열하는 대신, 음악가의 내면과 시대, 그리고 창작 과정의 치열함을 오롯이 담아냅니다.
엔니오 모리코네는 총 500편이 넘는 영화음악을 작곡한 인물로, '미션' '시네마 천국',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등 시대를 대표하는 명작들 속에 그의 음악이 숨 쉬고 있습니다. 그가 만들어낸 멜로디는 배경음이 아니라, 장면의 감정을 주도하는 서사적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예컨대 '미션'의 오보에 선율은 대사 없이도 관객의 심장을 울렸고,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의 하모니카 테마는 캐릭터 자체를 대변했습니다.
영화는 그의 학창 시절부터 시작합니다. 클래식 전공자였던 모리코네는 스스로 대중음악 작곡을 부끄럽게 여겼던 시절이 있었지만, 점차 그 경계를 허물며 영화음악을 하나의 예술 장르로 끌어올립니다. 이 다큐는 그가 창작할 때 어떤 논리와 감성을 중첩시키는지를 조명하며, '천재'라 불리는 인물 뒤에 숨은 노력과 고뇌를 보여줍니다. 모리코네는 '음악은 영화의 정체성을 만드는 요소'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은 이 다큐를 통해 더욱 진실하게 다가옵니다.

왜 '엔니오-더 마에스트로'는 단순한 음악 다큐가 아닌가요?

'엔니오-더 마에스트로'는 표면적으로는 한 예술가의 삶을 따라가는 다큐멘터리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영화가 전달하는 감정의 깊이는 전기물이나 업적 정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이 작품은 음악을 통해 한 인간의 세계관과 시대의 흐름을 포착하고, 관객 스스로 ‘음악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성찰적 영화입니다. 감독 주세페 토르나토레는 편곡하듯 장면을 구성해, 리듬감 있는 전개 속에 감정과 정보가 교차되게 만듭니다.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인터뷰와 실제 영상, 콘서트 실황, 영화 장면, 작곡 메모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한 음악가의 내부'를 다층적으로 보여준다는 데 있습니다. 모리코네는 자신이 만든 음악을 통해 자신을 설명합니다. 말보다 음악이 많고, 설명보다 선율이 깊습니다. 특히 영화는 '그가 말하지 않은 것들'을 음악으로 대신 들려줍니다. 이를테면, 비평가의 조롱에도 묵묵히 곡을 써 내려가던 모습은 그가 얼마나 예술에 진지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
또한 영화는 음악을 듣는 방식까지 바꿔놓습니다. 우리는 종종 영화의 음악을 배경처럼 소비하지만, 이 다큐는 그것이 장면의 맥락을 결정짓는 핵심임을 반복적으로 상기시킵니다. 관객은 어느새 '아, 이 장면에는 이 선율이 있었지'라고 기억하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됩니다. '엔니오-더 마에스트로'는 음악의 배후를 쫓는 다큐가 아니라, 음악과 영화를 함께 경험하게 만드는 예술적 연결체입니다.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은 감정을 묘사하기보다, 그 감정 속으로 관객을 데려갑니다. 그는 선율로 감정을 설명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한 음, 한 악기의 숨결을 통해 말보다 깊은 감정을 끌어냅니다. 영화 '미션'의 오보에 선율은 경건함과 슬픔, 평화와 고독이 한데 얽혀 있는 정서를 말없이 전합니다. 그 음악을 듣고 있으면, 무엇을 느껴야 할지 지시받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스스로 방향을 잡게 됩니다.
모리코네의 음악에는 과장도, 감정의 단순화도 없습니다. 그는 종종 침묵과 여백을 활용해 감정의 결을 표현했습니다. 하모니카 하나가 공간을 울리고, 여성 보컬의 진동이 인물의 내면을 따라 흐릅니다. 특히 그는 '음악은 시각을 이끌어야 한다'는 믿음 아래, 멜로디보다 리듬, 악기 간 거리, 공기의 떨림까지 계산했습니다. 음악은 장면을 돕는 수단이 아니라, 장면 자체를 만들어가는 동력이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음악은 귀에 남기보다 감정에 남습니다. 특정 장면을 떠올릴 때 선율이 따라오는 것이 아니라, 선율을 떠올리면 장면의 온도가 되살아납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고통, 겉으로 보이지 않는 연민, 아직 오지 않은 이별 같은 감정들이 그의 음악 안에서는 구체적인 형태를 띱니다. 그것은 감정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 그 자체가 되는 음악입니다.

출처: CGV 공식 홈페이지(https://www.cgv.co.kr)


누군가는 음악을 배경으로 기억하지만, 엔니오 모리코네의 선율은 장면보다 오래 남습니다. '엔니오-더 마에스트로'는 그의 삶을 따라가며, 음악이 단순한 감정의 장식이 아니라 이야기를 움직이는 언어였음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를 통해 우리는 기억 속 수많은 장면에 깃든 음악의 힘을 다시 느끼게 됩니다. 그가 남긴 멜로디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면, 이 작품은 그 시작이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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