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재개봉합니다. 아카데미 7관왕 수상작이 전하는 멀티버스 속 인생의 진실! 처음엔 혼란스럽고 기이하지만, 끝내 마음을 움직이는 이 영화는 지금 다시 만나야 할 작품입니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제목부터 복잡하고 낯설지만, 영화의 본질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한 말이기도 합니다. '모든 것이, 모든 곳에서, 동시에' 벌어진다는 개념은 멀티버스를 관통하는 이 영화의 핵심입니다. 이번 재개봉은 단순한 복습의 기회가 아닙니다. 관객에게 다시 한번 삶의 방향과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새로운 시선의 제안입니다.
주인공 에벌린(양자경)은 남편 웨이먼드(키 호이 콴)와 함께 세탁소를 운영하는 평범한 중년 여성입니다. 세금 문제로 국세청에 불려 간 그녀는, 그곳에서 갑작스럽게 '다른 우주에서 온 남편'을 만나게 됩니다. 그는 그녀가 모든 멀티버스를 위협하는 악에 맞설 '유일한 존재'라고 말합니다.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에벌린은 다양한 우주를 넘나들며 무수한 자기 자신을 만나게 되고, 각기 다른 기술과 삶의 조각들을 습득해 나갑니다. 예를 들어 갑자기 매트릭스급 쿵후 액션으로 적들을 처치하거나, 핫도그 손가락을 가진 존재가 되기도 합니다.
재개봉을 맞이해 다시 보는 관객이라면, 처음 봤을 때 놓쳤던 숨겨진 의미와 장면들이 더욱 깊이 다가올 것입니다.
가장 인상 깊은 세계는 단연 '핫도그 손가락 세계'입니다. 처음엔 우스꽝스럽게 느껴지지만, 손의 자유가 없는 세계에서도 서로를 사랑하고 표현하는 이들의 모습은, 외형에 상관없이 감정을 나눌 수 있다는 영화의 주제를 강하게 전합니다. 그간 무시받거나 다른 존재로 여겨졌던 이들을 향한 존중의 시선이 녹아 있습니다.
'락(돌멩이) 세계'는 대사 없이 정적만 흐르는 장면이지만, 오히려 가장 많은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존재만으로 의미 있는 삶이라는 사실을 돌처럼 가만히 앉아있는 두 인물을 통해 전달합니다.
또한, 조이가 만든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베이글'은 절망 그 자체입니다. 너무 많은 가능성이 존재하기에 아무 의미도 느낄 수 없는, 현대인의 피로감과 공허함을 상징합니다.
무엇보다 웨이먼드의 말인 '친절을 선택해요'는 강한 폭력보다 더 큰 울림을 전합니다. 에벌린이 끝내 이 말을 기억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장면은, 모든 우주 속의 혼돈을 따뜻함과 공감으로 이겨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2022년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등 무려 7관왕을 차지하며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입증한 작품입니다. 이 영화가 지금 다시 돌아오는 이유는, 그 안의 질문이 여전히 오늘날에도 유효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누구이며, 나의 선택은 나를 어떻게 만들고 있는가'라는 질문은 삶의 방향성과 정체성을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울림을 줍니다. 장르적 쾌감과 인간적인 감동을 모두 갖춘 이 영화는 단순히 멀티버스 영화 그 이상입니다. 삶, 가족, 사랑, 선택의 의미를 되짚어 보게 하는 특별한 여정이기도 합니다.
이번 재개봉은 단순히 영화를 다시 본다는 의미를 넘어섭니다. 첫 관람 때 놓쳤던 상징과 의미, 장면 속 감정들을 다시 음미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특히 에벌린이 끝내 도달하게 되는 메시지 '지금 이 순간의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많은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다양한 우주를 통해 수많은 가능성을 탐험한 끝에 에벌린이 택한 것은 바로 현재를 살아가는 자신입니다. 이 결론은 그 어떤 영웅적인 액션보다 더 큰 감동을 줍니다. 현실의 우리는 초능력자가 아니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나를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음을 이 영화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무수한 가능성과 혼란 속에서 자신을 되찾는 여정을 통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삶의 본질을 다시 묻습니다. 이번 재개봉은 단지 복습이 아닌, 더 깊은 감정과 의미를 발견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처음보다 더 따뜻하고 깊게 다가올 이 순간을 꼭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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