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년 10월 12일에 개봉하여 수많은 마니아층을 만들었던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재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제목을 아무리 봐도 다소 길고 낯선 느낌이 나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이 제목이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말 그대로, “모든 것이, 모든 곳에서,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만나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우리는 모두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있을 것입니다. 혹시 내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 지금쯤 어떻게 살고 있을까? 로또에 당첨된다면 이미 건물주가 되었을지도? 그런데 이런 무수히 많은 가능성이 실제로 펼쳐진다면 어떨까요? 게다가 그 모든 ‘나’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면? 바로 그 기상천외한 설정을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보여줍니다. 이번 재개봉을 맞아, 아직 이 작품을 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줄거리를 쉽게 살펴보겠습니다.
주인공 ‘에벌린 왕(양자경)’은 평범한 중년 여성입니다. 남편 ‘웨이먼드(키 호이 콴)’와 함께 세탁소를 운영하며 바쁜 나날을 보냅니다. 하지만 세탁소는 세금 문제로 국세청 직원에게 시달리고 있고, 남편은 나날이 초라해져 이혼까지 고민 중이며, 딸 ‘조이(스테파니 수)’와의 관계도 삐걱댑니다. 어느 날, 국세청 사무실에 소환된 에벌린의 앞에 갑자기 심각한 표정의 남편이 나타납니다. 평소의 어리숙한 남편의 캐릭터 와는 완전히 다르게 말입니다. 알고 보니, 이 웨이먼드는 다른 우주에서 온 웨이먼드이고, 그는 에벌린에게 이 세상에는 수많은 ‘멀티버스’가 존재하며, 모든 우주에는 각기 다른 에벌린이 살고 있고 말합니다. 하지만, 지금 어떤 거대한 악이 모든 우주를 위협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걸 막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지금 우주에 살고 있는 에벌린이라고 말합니다. 정말 갑작스럽게 멀티버스를 넘나들면서 에벌린은 수많은 다른 차원의 자신을 만나면서 강력한 능력을 흡수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갑자기 매트릭스급 쿵후 액션으로 적들을 처치하기도 합니다. 또한 핫도그 손가락, 돌멩이, 이 외에도 셰프, 팝스타, 사기꾼, 청소부 등등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수많은 가능성 속에서 에벌린은 점점 자신의 가능성을 깨닫습니다. 액션과 코미디, 철학적 메시지가 뒤섞이며 클라이맥스로 향합니다. 이 작품의 반전은 꼭 영화를 통해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번엔 다르게 본다 - 숨겨진 명장면
* 하기 내용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재개봉을 맞아, 이번엔 다르게 보이는 명장면과 해석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멀티버스 속 무수한 가능성처럼, 이 영화에도 무한한 해석이 숨어 있습니다.
1. 핫도그 손가락 세계
이 장면을 처음 보면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보면, 이 장면이 가진 의미가 다르게 보입니다. “다름을 받아들이는 순간, 세상은 더 넓어진다.” 이 세계에서는 손가락을 쓸 수 없어 발을 이용해 연주를 하고 감정을 나눕니다. 즉, 우리가 평소 당연하게 생각하는 능력이 없는 사람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아름다운 무언가를 창조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또한 디어드리는 에벌린이 떠난 후 슬픈 표정으로 TV를 보는 장면이 나옵니다. 우습게만 보였던 이 장면이 사실은 다른 형태라도 우리는 사랑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히는 순간, 더 깊은 감동이 몰려옵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핫도그 소시지만 보면 해당 장면이 떠오르는 신기한 경험을 느낄 수 있습니다.
2. 락(돌멩이) 세계
멀티버스를 넘나들던 영화가 갑자기 정적에 빠져듭니다. 주인공 에벌린과 딸 조이가 그저 돌멩이로 존재하는 세계입니다. 이곳에서는 말도, 움직임도 없지만, 오히려 가장 많은 대화가 오갑니다. 영화 속 대사는 화면에 텍스트로만 표현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대화가 가장 진솔하게 느껴집니다. 평소 우리는 너무 많은 정보와 소음 속에서 살아갑니다. 하지만 조용한 순간이야말로 진짜 중요한 것들을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 되는 것입니다.
3. 베이글 블랙홀
조이가 만든 베이글 블랙홀은,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절망의 상징입니다. 그러나 이번에 다시 보면, 이 베이글이 꼭 절망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보일 수도 있습니다. “무한한 가능성 속에서 길을 잃을 수도 있다.” 조이는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지만 수많은 가능성을 본 결과, 삶이 무의미하게 느껴지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완벽주의에 집착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이 투영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 나은 선택을 찾아 끝없이 방황하는 우리들의 모습과 닮은 것 같습니다.
4. 웨이먼드의 대사
“세상을 바꾸는 것은 작은 친절이다.” 영화 속에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 중 하나는 웨이먼드가 에벌린에게 “친절을 선택하라”라고 말하는 장면입니다. 이 대사는 처음에는 착한 사람의 원론적인 조언처럼 들리지만, 다시 보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이 대사는 에벌린이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가 됩니다. 영화 초반에는 액션으로 가득 차 있지만, 마지막 해결 방법은 결국 사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던 의미들이지만, 다시 보면 분명히 새로운 감동이 몰려올 것입니다.
오스카 휩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재개봉, 놓치면 후회
이 작품은 처음 볼 때는 스토리의 충격과 액션에 놀라고, 두 번째 볼 때는 그 속에 숨겨진 메시지에 감동하는 작품입니다. 작품상, 여우주연상, 감독상 등 오스카 7관왕 수상한 이 영화는 멀티버스 영화지만 철학적 메시지가 가득하고, 눈을 뗄 수 없는 액션, 감동적인 가족 이야기까지 종합 선물 세트 같은 영화입니다. “당신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예요. 당신의 선택이 곧 당신을 만듭니다.”라는 교훈을 주는 영화! 이 영화를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는 한바탕 정신없는 난장판 같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보고 나면,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갖게 될지도 모릅니다. 다시 만나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이번에는 또 어떤 감동을 줄지 기대가 됩니다. 2월 21일 재개봉 예정이니, 멀티버스의 감동을 다시 한번 느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냥 가만히 있는 돌멩이가 되고 싶은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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